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와 관련해 간사 보험사인 DB손해보험이 전체 보장 금액의 47%를 부담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는 금호타이어의 핵심 생산기지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인 만큼 보험업계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1조2947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 해당 계약에는 DB손보 외에도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 모두 5곳 손해보험사가 공동 인수 방식으로 참여했다.
인수비율은 간사 보험사인 DB손보가 47%이며 현대해상 24%, 삼성화재 10%, 한화손해보험 9%, 메리츠화재5%, KB손해보험 5% 등으로 파악된다. 각 손보사는 자신이 인수한 비율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을 지게 된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 폭발, 붕괴 등의 사고로 건물·기계·설비·재고 자산에 발생한 직접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주요 생산시설이 가입하며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영업이익 손실 등은 기업휴지손해담보 특약을 통해 보장받는다.
금호타이어의 보험 계약에 기업휴지손해담보 특약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023년 3월 화재 사고가 발생했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경우에는 해당 특약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화재에 따른 피해 규모는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도 확인 중이며 보험사 측 손해사정 절차도 아직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화재 사고의 경우 간사 보험사인 DB손보가 현장 조사, 손해사정사 위촉, 보험사 간 협의 조정 등 실무 절차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19일 공시를 통해 "현재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은 확인 중으로 모든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 및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재해발생금액은 확인되는 대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가 DB손보 등 보험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손해사정 결과와 재보험 처리 구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통 손보사는 재보험을 통해 대형 화재보험 리스크를 분산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실질 손익을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의 시각이다.
통상 손해사정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며 피해 규모가 확정된 뒤에야 보험금 지급도 이뤄진다. 실제 손해액과 보험금 지급 규모는 정밀 손해사정과 보험사 간 합의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년 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간사 보험사인 KB손보는 전체 손해액의 40%를 인수해 210억원의 손실을 인식한 바 있다. 당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1조7031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