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한 달에만 설계사 2,000명 이상을 도입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업계 1위 도약을 위해 대면 및 비대면 채널의 영업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경력 설계사 유입 제도를 시행하고, 다양한 직업을 갖도록 하는 일명 ‘N잡러’ 조직을 키워낸 성과다.
업계 일각에서는 특정 보험사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도입 체계를 마련하면, 시장 모집 질서가 혼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월 2,000명 도입 시대 포문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전속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설계사, 메리츠 파트너스 조직까지 신인 설계사 2,000명 이상을 신규 도입했다.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월 2,000명 신규 도입은 전달인 2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월 2,000명의 설계사를 도입할 수 있었던 건 지난해부터 장기인보험 매출 확보를 위한 설계사 도입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3월 ‘스마트 N잡러 메리츠 파트너스’를 론칭, 초기에는 200여명의 N잡러 설계사를 모집했다.
이후 월 도입 목표치를 1,000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마케팅 부문을 강화하면서 홍보 대행사와 업무 제휴를 맺어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왔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일자리로 소득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험으로도 추가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다방면에 알리는 차원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전속 조직에서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운영할 만큼 주력 사업 모델로 삼았다는 점도 특이점으로 손꼽힌다.
메리츠화재는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월 최초로 N잡러 설계사를 월 1,000명 이상 도입에 성공했다.
TM 조직 확대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대거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전화로 영업하는 TM의 특성상 고능률 DB가 생산성을 높이는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가 TM 부문에서도 1위를 목표하며 설계사와 DB 확보에 열을 올리자, TM 전문 보험사인 라이나생명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실제 라이나 모기업 처브의 또 다른 계열사인 라이나원은 신계약 체결에 따른 미환수 유지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7개월로 대폭 축소하면서 설계사 영입과 이탈 방지를 유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자체적으로 도입 시책을 개정, 개별 본부의 도입 성과가 아닌 설계사 전체 도입 숫자와 연동해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 자금 풀어 모집…“모집 질서 헤쳐”
메리츠화재가 가장 힘을 쏟는 전속 설계사 확대는 직책 설계사들의 수당 체계에 변화를 주고, 고정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했고, 올해부터 경력도입제도를 시행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직책 설계사 수당 체계에 변화를 주면서 모집에 따른 급여를 지급했다. 올해 초부터는 생명‧손해보험 업권을 막론하고 경쟁사에서 경력 설계사 도입을 시작했다.
경력도입제도는 큰 틀에서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수수료와 지원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행보에 업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자본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설계사 도입을 하면 모집 질서가 혼탁해질 수 있어서다.
예를 들면 설계사가 이직하면 고아계약이 발생하고, 실적 충족을 위한 승환계약도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N잡러의 경우 전문성 없는 설계사가 양산될 수 있고, 이는 보험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잦은 이탈은 고아계약과 승환계약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는데, 돈을 더 준다는 방식으로 공격적 모집에 나서면 아무래도 불건전 계약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다른 보험사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