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부동산에 불이 난 경우 임차인이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할까?
소비자 A씨는 2층 건물의 1층을 임차해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 중,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가게는 물론 건물 전체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건물주는 건물 전체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A씨에게 책임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화재가 임차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건물주가 입증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법」제374조, 제615조, 제654조에 따르면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해 임대차 목적물을 보존하고, 임대차 종료 시에 임대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소멸해 반환이 불가능해진 경우 그 사유가 임차인의 책임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 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며, 화재의 구체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이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의 건물 일부를 임차해 사용하던 중 임차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물의 다른 부분으로 번져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도, 임차인에게 곧바로 전체 손해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해 화재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는지 ▲그 의무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 손해가 통상손해이거나 임차인이 예견할 수 있었던 특별손해에 해당하는지 등을 임대인이 모두 주장·증명한 경우에만, 임차인이 「민법」제390조와 제393조에 따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해 화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면 임차인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인정할 수 없으며, 건물 전체가 ‘불가분의 일체’라는 이유만으로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까지 임차인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A씨의 경우 화재가 A씨 매장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화재 발생과 관련해 A씨가 보존·관리 의무를 위반했다는 정황도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까지 A씨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원인 불명 화재로 건물 전소…임차인에 손해배상
최고관리자
2026-02-27
